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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모두들... 있을때 잘해라

생각대로 끄적끄적

by WonderLand™ 2004. 3. 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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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야기한다. 떠나가는 버스와 여자는 잡지 말라고, 기다리면 다시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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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 밤...
샤워를 마치고 느긋하게 맥주를 홀짝거리고 있을 즈음, 전화벨이 울린다. 상돈이다.
“상민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대요”

토요일 낮...
회사에서 조퇴하고 군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문상가는 길의 창밖 시골풍경은 나로 하여금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98년 2월...
IMF의 광풍이 온 나라를 휘젓고 다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종양이 있는 부위의 동맥이 터지면서 출혈과다로 인한 쇼크사였다.
처음 응급실에 갔을 때는 지혈에 성공했으나 어머니와 형이 잠시 집에 다녀오기 위해 병실을 비운 사이에 다시 출혈을 일으켜 쓸쓸히 생을 마감하셨다.

내 어린시절...
나는 내가 아버지와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독단적이고, 다혈질이며, 위선적인 사람. 그런 그가, 그런 방식의 그의 삶이 나는 싫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겠노라고, 그런 방식의 삶을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하곤 했었다.

그리고 지금...
이제 서른을 훌쩍 넘긴 나는 느낀다.
내 안에 있는 아버지의 피를...
내가 아버지와 너무나 닮았다는 것을, 내가 어쩌면 아버지와 비슷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버지가 왜 그런 모습이어야 했는지, 아버지가 왜 그런 방식의 삶을 살아갔어야 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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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버스를 잡지 말라는 넘은 막차를 놓쳐본 적이 없는 넘일 뿐이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막차를 타야 하는 때도 있는 법이고,
지금 자기 눈 앞의 버스가 막차인지 아닌지는 차가 떠나고 나서야 알 수 있는게 인생이다.

그러니 모두들...   있을때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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